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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tist notes
 


제목 2014 Work note 등록일 17-01-04 18:30
글쓴이 관리자 조회 2,339

기억의 확산

 

눈가는 곳마다 펼쳐지는 색의 향연, 무채색은 무책색대로 유채색은 유채색대로 모두 저마다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. 세상에 있는 이 모든 색들과 모든 사물들이 정지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계속 변화되고 있다. 지금 눈앞을 지나며 흘러가는 강물과 똑같은 강물은 절대 없듯이 이 모든 것들이 우연 또는 필연으로 조금씩 매순간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. 변화되고 있는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표현하고 싶었다. 눈에 보이는 변화 뿐만 아니라 그 내면에 숨겨진 철학도.

특히 여행을 하다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장면을 만나게 되면 현상적으로 보여지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장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내면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. 그럴 때면 인상적인 장면을 눈에도 담고 사진으로도 남기고 그때의 마음 상태도 메모하곤 한다. 캔버스를 마주하고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확산시켜서 그 느낌과 색과 의미를 생각하며 표현하다보면 제대로 재현해내지 못해서 늘 안타깝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왔던 그 느낌들을 캔버스에 표현하고자 노력한다.

그건 예를 들면 이런 거다. 인도를 여행하면서 남인도의 한 마을을 방문했다. 아주 오래 전에 이곳에 포르투갈 사람이 신대륙을 발견하러 왔다가 우연히 도착한 육지 마을이다. 그들은 여러가지 저마다의 각기 다른 이유로 이 마을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. 그래서 인도 고유의 마을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또 나름 인도 문화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들의 집을 짓고 살았을 것이다. 세월이 흐르고 그 집에 새로운 사람들이 살고 또 세월이 흐르고 또 새 사람이 들어와서 살고ᆢ... 이렇게 새로운 사람이 그 집으로 이사를 올 때마다 그들의 취향대로 집도 꾸미고 담장에 칠도 하고ᆢ... 특히 담벼락 모습에서 무구한 세월을 느꼈다. 누군가 살던 곳에 새사람이 들어와 또 취향대로 담장에 색칠하고 그 위에 또 다음 사람이 덧칠하고 비와 바람 등에 의해 칠이 벗겨지고 그 위에 또 덧칠되고 또 일부 벗겨지고 곰팡이도 슬고 이끼도 끼고...

세월이 지나가는 흔적이, 만남과 이별이 그리고 그들의 인생이 그 담벼락에서 보였다. 나아가 다양한 시공간 속에서의 인간의 삶 또는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이 그 담벼락에서 나타나고 있었다. 아름답고도 많은 의미를 가진 색과 형태로ᆢ.

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어떨까. 천지만물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물, , 모래, 자갈 등을 이용하여 과거,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장면에 표현해 보고자 한다. 물의 순환 여행에서처럼 흙의 순환 여행을 생각하면서. 살면서 보고 듣고 느껴온 모든 기억들에 저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강한 인상을 받은 그 기억들이 상상의 날개를 펴고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표현하고 싶다.

 
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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